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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11-07 16:38:32
제목 [방북르포 ③] 신비의 호수 , 삼일포
첨부파일 jpg IMG_0054 (2)리사이징.JPG (111.19 Kb)
내용


 

 

[방북르포 ] 신비의 호수 , 삼일포

 

왕이 하루 놀다 가려다가 풍광에 취해 3일을 놀았다고 하여 이 호수 이름을 삼일포라 불렀다.

36개의 봉우리와 낮은 언덕들이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호수 가운데는 와우도로 불리는 솔섬과 이끼 덮인 4개의 바위섬들이 있다.

북방한계선을 지나자마자 채 1분이나 달렸을까. 창밖에 대한민국 국군이 보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의 문을 빠져나온 듯 눈앞의 풍경은 비현실적이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멈춰 손을 흔들던 북측 아이들의 미소가 생생하다.

이념과 체제 그 어떤 거대담론을 전부 배제하고, 이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평화 뿐인 듯 했다.

 

 

 

 삼일포에는 작고 아담한 백사장도 있다백사장에서는 작은 배를 타고 호수로 들어갈 수도 있다사람이 노를 저어야 하는 배는 '다섯 딸라(5달러)', 모터가 달린 보트는 '열 딸라(10달러)'. 2018.11.4.PUBLICA


둘째날 아침 금강산 호텔 주변은 곧장 마을이다.

작은 감이 여럿 달리고 마른잎이 아직은 가지를 붙들고 있다. 자전거를 탄 남자가 지나간다. “안녕하세요.” 먼저인사를 건네니 식사는 제대로 하셨습네까화답한다.

 

조식을 먹고 북측인사들과 함께 삼일포 탐방을 했다. 삼일포를 가기 위해서는 봉화리라는 마을 안 길을 관통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에게는 10년만에 개방한다고 한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삼일포는 강원도 금강산 해금강지역에 있는 명승구역이다.

호수 주변에는 장군대를 비롯하여 36개의 봉우리와 낮은 언덕들이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호수 가운데는 와우도로 불리는 솔섬과 이끼 덮인 4개의 바위섬들이 있다. 호수의 주변과 섬에는 소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 단풍나무, 진달래나무, 해당화 등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자란다고 한다. 호수에는 붕어, 잉어, 황어, 새우, , 조개 등이 서식하고 있다.


삼일포는 본래 만이었는데 남강에서 날아온 모래흙이 바닷물의 작용을 받아 다시 운반되어 쌓이게 됨으로써 만 앞이 막혀 이루어진 석호이다. 그 후 금천의 물이 흘러 들어감으로써 민물호수가 되었다.

 


삼일포를 가기 위해서는 봉화리라는 마을 안 길을 관통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에게는 10년만에 개방한다고 한다.2018.11.4. PUBLICA



삼일포에는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분홍색 체육복을 입고 허리에 작은 앰프(스피커)를 찬 북측 안내원은 나긋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자세히 삼일포를 안내했다.

 

옛날에 어떤 왕이 하루는 평상위에 누워 봉서나인(책읽는 궁녀)에게 심심풀이로 지리책을 읽히고 있었다. 궁녀가 낭랑한 목소리로 영동의호수 중 가장 아름다운 호수 가운데 정자가 잇어 신선들이 놀다간 곳이라 하며..”라는 대목이 이르러 왕이 평상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이제 그만 읽어라하고는 승전내시(왕명을 전하는 사람)를 불렀다 왕은 호수들이그렇게 아름답다 하기에 한번 가보려 하니 곧 내일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하라고 일렀다.

 

이리하여 간성의 화담과 해금강의 영랑호, 고성의 삼일포를 하루에 한곳씩 보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왕의 행차가 고성의 삼일포에 이르자 왕은 승여에서 내려 호수를 바라보다가 이는 선경이로다. 과연 신선이 놀만한 곳이로다.“하고 감탄하였다. 그림 같은 호숫가에 옥병풍같은 산들과 기암괴석들, 갖가지 나무와 화초들이 조화되어 실로 이름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배에 몸을 싣고 섬에 나온 왕은 사선정에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맑은 호수에 은반 같은 달이 잠기니 물결은 은구슬을 둘러보는데 맑은 호수에 은반 같은 달이 잠기니 물결은 은구슬을 뿌린 듯 하고 옥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연꽃 같은 기봉들이 그림같은데 물밑에는 마치 칠보를 깐 듯하였다.

 

왕은 종일 백사장 솔밭에 나가양탄자를 깔고 하루 해를 보내고 또다음 날도 떠나는 것을 잊은 듯 승여타고 두루 호수를 돌아보았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되는 날 아침 세환대신이 황송해 하며 상감마마, 황송하오나 이곳에 온지 벌써 사흘이 지났사옵니다.”하고 아뢰니 왕이 흠칫 놀라며 내 승경에 취해 날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다른데 못봤다고 아쉬워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마음속 모든 티끌을 씻고 돌아간다. ”라고 하였다. 이처럼 왕이 하루 놀다 가려던 이 호수에서 3일을 놀았다고 하여 이 호수 이름을 삼일포라 불렀다. 




 삼일포 호수에는 신라시대 네 명의 신선이 놀다 간 사선정과 와우도가 있다. 2018.11.4. PUBLICA



평화로운 호수풍경에 취할 무렵 단풍관 휴게소에 다다랐다. 삼일포 한편에 조용히 자리한 휴게소인 '단풍관' 앞에서 일행들과 함께 나눈 흑돼지 꼬치구이와 감자전, 자연산 홍합인 '' 찜에 대동강맥주 한 잔은 잊을 수가 없다.


 

금강산 호텔 옆에 위치한 금강원은  단고기('개고기'의 문화어)로 유명해 한때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혀있다. 2018.11.4.PUBLICA


억새 가득한 금강산 썰매장, 수묵화를 옮겨놓은 듯 호수와 어우러진 적송과 해송.

평지와 돌언덕을 오르낙내리락 걸어 만났던 삼일포. 한가로이 하늘을 나는 까치마저.

모든 것이 평화롭고 평온했다.

분단을 실감하는 것은 단지 비무장지대와 쇠말뚝만 남은 휴전선 표지석이었다.

 

그리고 CIQ.

북측 통과소를 지나자 속초64km라는표지판이 보였다. 마지막 인민군 선도차량과 손을 흔들며 작별예식을 한 뒤 북방한계선을 지나자마자 채 1분이나 달렸을까. 창밖에 대한민국 국군이 보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의 문을 빠져나온 듯 눈앞의 풍경은 비현실적이었다.


익숙한 네온사인과 거리의 음악소리가 한꺼번에 밀어닥쳐왔다.

불현 듯 과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12일동안 휴대폰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음에도 불편함보다는 사람과 나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곳에서도 사람이 웃었다. 같은 언어로 농담도 하고 함께 음식을 나눴다. 관광버스가 열을 지어 지날 때 자전거에서 내려 멈춰 손을 흔들던 북측 아이들의 미소가 생생하다.

이념과 체제 그 어떤 거대담론을 전부 배제하고, 이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평화 뿐인 듯 했다.

 

정수미 기자/icecream24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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